레슬매니아는 확실히 레슬매니아였다. ▷프로레슬링

이 글에는 이번 2008년 3월 30일(현지시간 기준)에 열린 레슬매니아의 경기결과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경기 결과에 대한 누설없이 레슬매니아를 순수하게 즐기시고 싶으신 분들은 그냥 백스페이스.


캡쳐샷을 바탕으로 짤막짤막하게 레슬매니아에 대한 감상을 이야기해볼까 해요. 편의상 경어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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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번 시즌의 레슬매니아는 정말 기대가 되지 않았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레슬매니아 기간에는 그래도 뭔가 WWE가 해주겠지-' 그래도 'WWE의 가장 큰 축제인데-'

라고 기대하면서 레슬매니아 이전의 대립 상황도 즐겁게 지켜봤었지만


이번년은 계속되는 각본진의 삽질과, 언제나 반복되는 식상한 대립 등으로 인해서

3월 30일에 레슬매니아가 하는지도 까먹었던 상태였다. 아아, 내가 레슬매니아에게 이렇게 관심을 놓아버릴 줄이야.


오늘도 그냥저냥 예전에 쌓아뒀던 올드 레슬링 자료들을 처리한 다음에 차근차근히 볼까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기대감이 적었던 레슬매니아였지만 '그래도 레슬매니아인데'라는 마음으로 감상을 시작하였다.


한줄 평.
레슬매니아는 썩어도 준치.


아아아아아, 각본이 어떻든 대립이 어떻든 그딴 것 알게 뭐야.

화면에서는 선수들의 기합과 열의가 넘치고 있었다. 레슬매니아는 선수들을 보통 때보다 더욱 끓어오르게 하는 뭔가가 있는가.


특히 이번의 가장 큰 매력은 '식상하던 각본 때문에 미리 멋대로 예상했던 스토리 라인'이 깨져버렸다는 점이다.

이번엔 로비가 있었으니까 분명히 HHH가 챔피언을 먹을 것임- 아니면 머인뱅은 케네디의 것이라고!!! 등등등.

나의 예상을 깨버리는 결과가 한편으로는 놀라우면서도 기분이 참 좋달까.


이런저런 면에서 관객을 즐겁게 하고, 자신들의 특색인 엔터테인먼트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은 다 보여줬던 레슬매니아라고 생각한다. 물론 과거에 비하면 뭐랄까 부족해보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런데 이것은 과거의 레슬매니아에 대해 기억 속에서 자체 미화를 한 측면도 있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기가 힘들다.)


그러면 경기 하나하나에 대해 간단하게 캡쳐샷과 함께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제 1경기. 벨파스트 브롤 매치(JBL d. 핏 핀레이)


별점을 내 맘대로 매겨보자면 그냥 별 세개. - ★★★

아직 하드코어에서는 JBL이 더욱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 한판이랄까. 이 대립은 이대로 끝날 것 같지가 않기도 하다.

경기 자체는 그냥 볼만했다. 하드코어 매치 자체는 취향이 아니라서.

제 2경기. 머니 인 더 뱅크(CM 펑크 d. 쉘턴 벤자민, 크리스 제리코, 존 모리슨, 미스터 케네디, MVP)


별점 - 세개 반. ★★★☆

머인뱅은 역시 레슬매니아를 대표할 수 있는 경기라고 해야할까. 언제나 튀어나오는 명장면들이 포인트.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인물이 승자가 되어버려서 놀라웠던 경기이기도. 확실히 쉘턴 벤자민이 머인뱅에 나오면 재미가 있다.

제 3경기. 바티스타 d. 우마가


별점 - 별 한개 반. ★☆

레슬매니아도 이런 매치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예.(물론 브록 vs 골벅의 예가 먼저 있긴 하지만...)

5분여간을 '그냥' 두들겨 맞다가 스파인 바스터 - 바티스타 밤으로 승리하는 패턴에 그야말로 경악.

설득력 제로. 경기진행력 제로. 이건 레슬링 스킬의 문제다.

제 4경기. ECW 챔피언쉽(케인 d. 챠보 게레로.)


PPV에선 어지간히 보기 힘든 스쿼시 매치. 별점을 매길 수가 없다, 이것은.[...]

고작 10초 정도 경기한 것을 가지고 뭐라고 한단 말인가.

제 5경기. 리타이어 매치(숀 마이클스 d. 릭 플레어)


별점 네개. - ★★★★. 개인적으로 꼽는 이번 레슬매니아의 베스트 바웃이다.

제 6경기. 디바 태그 매치(베스 피닉스 & 멜리나 d. 마리아 & 애쉴리)


디바 경기에 관한 내용은 패스. 애초에 수준이 떨어지니까.

그런데 이 스눕 독 쉽생키.[...] 감히 마리아에게!!!!

제 7경기. WWE 챔피언쉽 타이틀 매치(랜디 오턴 d. 존 시나, HHH)


별점 세개 반. - ★★★☆

뭐랄까, 나의 예상을 깨버려서 상당히 놀라웠던 경기.(이건 대부분의 팬이 그럴 것이다.)

랜디 오턴은 자버나 일반인(ex- 존 시나 아빠)을 상대할 때나 잘 사용했던 사커 킥으로 오랜만에 재미를 봤다.

존 시나의 STFU가 좀 지겹도록 터지긴 했지만, 뭐 상관없잖아. 무엇보다도 존 시나의 핀 폴이라는 것이 가장 큰 의의.

(존 시나는 2006년 이후로 지금까지 깨끗하게 자신이 핀 폴을 당한 적이 거의 없다.)

제 8경기.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 d. 빅 쇼


별점 두개. - ★★

난 이런 식의 WWE의 엔터테인먼트를 좋아하지 않는다.

플로이드 메이웨더가 복싱선수답지 않게 로우 블로우와 브래스 너클을 가져오건 말건.


메인 이벤트. 월드 헤비웨이트 챔피언쉽 타이틀(언더테이커 d. 엣지)


별점 세개 반. - ★★★☆

엣지와 언더테이커가 경기를 한다면 '적어도' 볼만한 경기는 나오는 것 같다.

이번 경기도 마찬가지. 끝마무리가 신선해서 나름 좋았던 매치랄까.


스맥다운은 역시 언더테이커와 엣지를 믿고 가야할 것 같은 느낌. 이번에 바티스타에 대해서 엄청나게 실망했다.

언더테이커의 툼스톤 파일드라이버를 씹었던 강력함을 부여한 의미가 좀 없어진 느낌이랄까.

적어도 우마가에게 그렇게 무력하게 당하는 것은 에러였다. 그야말로 스맥다운이 마이너라는 느낌이잖아!!!


어쨌거나 볼 것은 다 보여줬다고 생각하는 레슬매니아 24.

이제 슬슬 새로운 대립도 시작해야 하고 새로운 신인들도 나올 것 같고.

레슬매니아 때문에 계속계속 WWE를 보게 된달까. 확실히 메이져 단체답다고 해야할까나.

덧글

  • 2008/03/31 22:51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사람해요 2008/03/31 22:55 #

    릭 플레어 캡쳐를 보니 어딘가 울적해지는군요ㅠ
  • 우르 2008/03/31 23:12 #

    사실 전 이번 레매 때 언더옹 등장을 보고 또 다른 부활을 살짝 기대하고 있습니다
  • 공국진 2008/03/31 23:14 #

    역시 3, 4, 8은;;
  • 하메츠니 2008/03/31 23:19 #

    릭플레어의 경기는 정말 보고싶어집니다!
  • 이승근 2008/03/31 23:26 # 삭제

    역시 가장 최악은 인터 브랜드 매치

    그리고 최고는 릭 VS 숀이죠..
  • 레아라 2008/03/31 23:37 #

    마지막경기는 심판이 뛰어나오는 장면에서 별을 하나 더....
  • 슬라빅 2008/03/31 23:59 #

    릭vs숀은 기본에 충실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명경기가 나올 수 있다는 훌륭한 예라고 생각합니다.
    아임 소리. 아이 러브 유도 빼놓을 수 없구요.
  • Ky-ness 2008/04/01 00:03 #

    바티스타가 부상이라서 그런거라면 믿겠지만(시종일관 허리를 부여잡고 있었고)..
    그런것도 아닌데도 그 지경이었으면 바티의 미래는 이제 없는겁니다.
  • 란스 2008/04/01 00:30 #

    막판에 스피어 2방에 똥줄탔습니다..
    오튼도 시나이겼으니 설마.. 에지가 언더 이기는거 아닐지
  • Naglfer 2008/04/01 00:44 #

    바티스타는 뭐랄까...
    나이도 나이지만, 이제 슬슬 포텐셜의 한계가 보이는 듯 합니다.
    저 개인적으로 보기에는 각본진이
    예전 마이클스의 보디가드 역할을 하던 캐빈 내쉬처럼 키울려는 생각이었던 것 같은데,
    글쎄요...
  • 半分の月 2008/04/01 01:12 #

    쉘턴 벤자민은 항상 고생만해서 안쓰러웠고, 바티스타는 정말.. 안타깝더라구요(...)

    릭플레어와 숀마이클스의 경기는 정말 이번 최고의 매치업 같았어요.

    WWE 챔피언쉽 타이틀 매치에서는 정말 놀라버렸고;;
    [우오오!! 삼치형!!!!!!! 아아악 랜디오턴 ㅇ>-<
    .. 그래서 존시나가 가져가지는 않았으니 다행인가.] 라는 느낌(...)

    에지 vs 언더테이커의 경기는 정말 재미있게 봤네요. 심판이 뛰어오는게 정말 멋있었던(...)
  • rezen 2008/04/01 01:35 #

    존싱하가 핀폴패한건 정말 의외였습니다.
  • 홍염 2008/04/01 02:09 #

    3경기는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환갑스타가 어젯밤 삼섬이라도 하고온건지 ㅡ,.ㅡ
  • 제3자 2008/04/01 02:33 #

    기억속에 메인이벤트는 HBK VS NATURE BOY 가 아니었는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 darkassassin0 2008/04/01 05:59 #

    스눕 독 쉽생키[...](2)
  • PXNDX 2008/04/01 08:18 # 삭제

    방금 스포없이 다 보고 왔는데, HBK와 릭 플레어의 마지막 부분은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군요..

    에디가 죽었을때도 그냥 무덤덤했는데 이번 만큼은 정말 눈물이 나오더라구요..
  • 앰비언트 2008/04/01 08:31 #

    7경기는 참으로 의외였지요... 애초에 메인이 아니라서 좀 의심이 가긴 했지만
  • DYUZ 2008/04/01 08:43 #

    플레어옹 때문에라도 봐야겠군요. 으어어어
  • Ky-ness 2008/04/01 10:08 #

    바티스타.. 별 한개도 아까워요.
  • 겨울나기 2008/04/01 15:22 #

    승리의 8커킥(!!!!!)
  • 삼별초 2008/04/01 22:25 #

    핀레이가 아니라 쉐인이랑 대립을 했더라도 재미있었을듯 싶은 첫번째 경기입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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